나의 이야기

평창 동계올림픽 (2011년 7월 7일)

divicom 2011. 7. 7. 07:44

강원도 평창이 마침내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6일 오후 5시(현지시간)에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효투표수 95표 가운데 63표를 획득하여 독일 뮌헨(25표)과 프랑스 안시(7표)를 누른 것입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올림픽(하계 포함)을 유치한 것은 1995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치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평창이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의 실패를 이겨내고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됨으로써 한국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가 됩니다. 첫 개최국은 일본으로 1998년 나가노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했습니다. 한국은 또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여덟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프랑스·미국·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러시아의 반열에 오른 것이지요. 월드컵과 세계육상선수권 등 세계 4대 스포츠 경기를 모두 주최한 여섯번째 국가이기도 합니다.

 

자크 로게 (Jacques Rogge) IOC 위원장은 "평창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감동적인 계획을 제시했다"면서 "나는 평창이 그 약속들을 지키고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창의 유치계획서와 최종 프레젠테이션의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하고 "평창이 아시아에서 새로운 겨울 스포츠의 허브로 거듭나면서 한국의 프로젝트는 위대한 유산을 남길 것"이라는 덕담을 했다고 합니다.  

 

뮌헨과 안시의 시민들은 평창이 개최지로 확정되자 아쉬워하면서도 평창의 '승리'를 축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치 성공'이 곧 '승리'는 아닙니다. '승리' 여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아니 그보다 한참 후에나 알게 될 것입니다.  

'강릉 시민이 만들어가는 인터넷신문 "하이 강릉"'에는 동계올림픽 개최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글이 있습니다. 1998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일본 나가노시는 190억 달러를 투자해 동계올림픽을 멋지게 치렀으나 폐막과 함께 지역 경제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고 합니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사업을 줄이고 공무원 월급을 삭감했으나 아직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나가노 시민들은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0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밴쿠버시도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다고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3월 올림픽과 같은 거대 스포츠 행사 유치에 따른 득실 관계를 따져보았다고 합니다. 그런 스포츠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지만 1~2주의 대회가 끝나고 나면 개최를 위해 세운 시설들이 ‘흰 코끼리(white elephants: 돈을 많이 들여 만들었지만 쓸모 없는 것)’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번 유치전 때 평창 대신 러시아 소치의 선정을 바랐던 이유도 '흰 코끼리'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평창은 삼수 끝에 마침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나가노와 밴쿠버의 전철을 밟지 말고 강원도민은 물론 한국인 전체, 나아가 세계 시민들이 두고두고 찾을 수 있는 올림픽 개최지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