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비가 잦은 이유는 싹 때문입니다. 겨울동안 단단해진 땅을 무르게 해야 새싹들이 솟아나기 편할 테니까요. 또 하나 비가 자주 오는 이유는 겨우내 더러워진 세상을 씻어내기 위해서일 겁니다.
땅에서 무엇이 태어나는 시골에선 싹을 돕는 봄비가 아스팔트 일색인 서울에선 청소부 노릇을 합니다. 저 하늘에서부터 그 먼 길을 와서 기껏 청소부냐고 하겠지만, 봄비가 아니면 이 도시가 얼마나 더 더러울까요. 봄비, 참 고마운 비입니다. 아래의 시는 고려 말 충신 정몽주의 '봄비'입니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에서 인용했습니다.
"봄비가 가늘어서 방울도 짓지 못하더니
한밤중에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눈 녹아 남쪽 시내에 물이 불어나니
새싹들이 많이도 돋아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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