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엔 눈이 없다 (2011년 2월 7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되었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 중 1발이 우리 해군이 쏜 것이라고 합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 김충규 본부장은 오늘 오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중 우리가 3발을 인수했고, 이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탄,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1발은 해적들이 사용하는 AK소총탄이 맞고, 나머지 1발은 피탄으로 인해 떨어진 선박부품이 석 선장의 몸에 박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우리 군의 총알이 누구의 총에서 발사된 것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석 선장의 몸에서 발견된 해적의 총알이 누구의 것인지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석 선장에게 총을 쏜 사람이 23세의 마호메드 아라이라고 하는 보도를 보았지만, 당시 한국군과 해적은 일종의 교전 상태였습니다. 양편 모두 상대를 제압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 지금에 와서 누구의 총에서 발사되었느냐를 따지는 건 의미 없는 일입니다. 총알엔 눈이 없으니 우리 군의 총알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을 수도 있고 해적의 총알이 해적의 목숨을 빼앗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해적들이 어떤 벌을 받게 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1월 15일 삼호주얼리호와 내외국인 선원 21명을 납치하고, 3일 후 청해부대의 1차 구출작전때 우리 군에게 발포해 장병 3명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선박 및 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 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선박위해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석 선장에게 총을 난사해 살해하려 한 혐의(해상강도 살인미수) 등이 적용되면 해적들은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 법정이 해적들에게 내리는 판결이 그들로 하여금 유보당한 청춘을 살아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라를 잘못 만나 옳고 그른 삶에 대한 선택권조차 가져보지 못한 그들이 한국에서의 교육과 삶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