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시숙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대결에서 마침내 승리했습니다. 오늘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입니다. 현 회장은 선정 직후 "채권단의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에 깊이 감사한다"며 "고 정주영, 정몽헌 두 선대 회장이 만들고 발전시킨 현대건설을 되찾은 만큼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세우고 옛 영광을 재건할 수 있도록 현대건설 임직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03년 회장 취임 백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고 정몽헌 회장이 현대건설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으며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만큼 나 또한 현대건설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고 정몽헌 회장은 현 회장의 남편입니다. 현 회장은 올해 취임 7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현대건설 인수는 7년간 품어온 한결같은 꿈"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았던 싸움, 누가 보기에도 열세였던 싸움에서 현 회장이 승리한 것은 바로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하직한 남편에 대한 사랑이지요. 어린 사랑은 눈앞에 있을 때에만 유지되지만 진짜 사랑은 사랑이 떠난 후 완성됩니다. 현 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사랑이 바로 그런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사랑이 현대가 전체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현 회장의 승리를 가져왔을 겁니다.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주식 3,887만9천주(34.88%)의 인수가로 5조5천백억 원을 써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5조1천 억 원을 써냈다고 합니다. 현대그룹이 인수대금을 내년 1분기까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그 많은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는 거지요.
그러나 저는 현 회장이 제시한 조건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주부로 어머니로만 살던 그가 갑자기 세상을 버린 남편의 사업을 승계한 후 지난 7년 동안 보여준 능력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채권단도 양측 인수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진 후 결론을 낸 것’이라고 합니다.
현 회장의 사랑과 성취가 사랑을 잃고 실의에 빠진 수많은 동료 여성들에게 위로와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그의 사랑이 남편을 넘어 무수한 사회적 약자들에게로 흘러 가기를, 그리하여 현대그룹과 협력업체엔 단 한 사람의 비정규직도 없게 하기를 기원합니다. 현정은 회장을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에게 마음으로부터 축하와 응원을 보냅니다. 현정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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