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못하지만 남이 운동하는 걸 보는 건 좋아합니다.
올림픽 경기처럼 세계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한계,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걸 보는 건
더더욱 좋아합니다.
텔레비전에서는 대개 우리나라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만을
중계합니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 여럿이 똑같은 경기를
중계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방송사끼리 미리 상의해서
양궁경기는 이 방송사가 중계하고 다른 방송사는 그 시간대에
하는 다른 경기를 중계하는 식으로 전파 낭비를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여러 방송이 같은 경기를 중계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한 방송사의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중계를 견디기 힘들 때
채널을 돌리면 되니까요.
이 나라가 '연예공화국'이 되어서인지, 아나운서와 해설자들 중엔
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기나 종목, 선수에 관해
꼭 필요한 정보를 주기보다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얘기,
가십거리를 얘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너무 흔합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승리를 말할 때 늘 '경기를
가져왔다' , '올림픽을 가져와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경기와
올림픽을 가져오는 건 주최할 때뿐입니다.
'한류'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지만, 우리나라 방송에서 국어를 제대로 말하는
한국인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외국인만이
한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때가 올지 모릅니다.
부디 그때가 천천히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