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노년일기 220: 세상에서 제일 고약한 냄새 (2024년 6월 16일)

divicom 2024. 6. 16. 16:45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찰 출신 범죄학자 김복준 씨를 보았습니다.

1982년에 경찰이 되어 2013년에 명예퇴직할 때까지

그는 강력계 형사로 일하며 수많은 범죄를 해결하고

범죄자를 검거했습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 씨가

연기한 박두만 형사의 실제 모델이라고도 하는데,  특히

후각이 예민해 시신의 냄새를 맡고 사망 시점을 유추해

내는 데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세상에서 제일 고약한 냄새가 뭔지 아느냐고

묻자, 그와 함께 있던 연예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오래된

시신의 냄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오래 전 어떤

집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 집에서 아주 심한 악취가 나자 동료들 모두 사망한 지

한참 된 시신의 냄새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느끼기엔

부패한 시신의 냄새보다 더 끔찍했고, 마침내 냄새의 출처를

찾고 보니 그건 바로 장롱 속에서 썩고 있는 돈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게 돈'인데, 그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으니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이율배반적이라는 말은

자주 들었지만, 돈 썩는 냄새가 그렇게 끔찍할 줄은 몰랐습니다.

 

평생 버는 대로 쓰기 바빠 장롱에 두고 썩힐 돈이 없다는 것,

적당한 가난이 축복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김복준 님,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kZvcS2Cs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