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노년일기 209: 낡은 것은 몸뿐 (2024년 1월 25일)

divicom 2024. 1. 25. 20:38

병원 침상에 누우신 어머니의

몸을 만지다 보면 이 몸이 우리

어머니 것인가 낯설기만 합니다.

 

탄탄하시던 근육이 한두 달 만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매끄럽던

피부는 막대기를 덮은 낡은 옷

같으니까요.

 

그러나 시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어머니의 영혼은  

여전히 낯익은 사랑입니다. 

 

나이 들면 누구나 몸이 낡고

피부엔 주름이 생기지만,

그 몸에 깃든 영혼은 낡음과

주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일까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1865-1939)도

그렇게 느꼈던가 봅니다.

 

 

An aged man is but a paltry thing,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and louder sing

For every tatter in its mortal dress, ...

 

노인은 오직 보잘 것 없는 물건,

나뭇가지에 걸쳐진 낡아빠진 겉옷,

영혼이 그 필멸의 의복 헤진 곳곳을 위해

손뼉치며 큰소리로 노래할 수 없다면,...

 

--예이츠의 시 Sailing to Byzantium

   (비잔티움 항해) 2연 첫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