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연과 필연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연은 없다,
우연은 형태가 다른 필연일 뿐이다라고도 합니다.
필연, 즉 운명을 만드는 것은 성격이라고도 하지요.
어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그들을 처음 만났던
30년 전을 돌아보았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얘기를
하던 입들이 손자손녀 얘기를 하던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제는 거의 항상 늙음과 죽음 얘기를 합니다.
죽음은 삶과 마찬가지로 순간의 해프닝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테헤란에서의 죽음'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죽음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106-107쪽
돈 많고 권력 있는 페르시아 사람이 어느 날 하인과
함께 정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하인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방금 죽음의 신을 보았다고 했다. 죽음의 신이
자신을 데려가겠다고 위협했다며, 하인은 주인의
말 중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말을 빌려달라고 애원했다.
그 말을 타고 오늘 밤 안으로 갈 수 있는 테헤란으로
도망치겠다고. 주인은 승낙했고 하인은 허겁지겁 말을
타고 떠났다. 집안으로 들어간 주인은 죽음의 신과
마주쳤다. 그는 신에게 물었다.
"그대는 왜 내 하인을 겁주고 위협했는가?"
죽음의 신이 대답했다.
"위협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늘 밤 그를 테헤란에서
만나기로 계획했는데, 그가 아직 여기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표시했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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