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존 스타인벡의 문장들5: 배움 (2023년 11월 8일)

divicom 2023. 11. 8. 11:08

초등학교 부근 카페에서는 학교에서의 하루를

끝낸 아이들이 학원에 가기 전 잠시 엄마들을

만나 간식을 먹으며 공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무슨 일에든 길들여진다지만 요즘 아이들처럼

'시키는' 공부를 오래 해야 한다면 참으로 괴로울 것

같습니다. 

 

엄마들이 시키는 공부는 대개 영어입니다.

아이들은 영어 그림책이나 영어 문제집을 보며 빵을

먹고 주스를 마시지만, 어머니들의 눈은 스마트폰에

고착되어 있습니다. 아이는 질문하는 일이 드물고

어쩌다 질문을 해도 그 질문이 대화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어머니들이 바로 답을 말해주거나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야단치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영어라는 걸 접했지만

영어는 지금까지도 제게 즐거움을 주고 생계를 돕는

동무입니다. 그러나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배운 젊은이들

중엔 영어라면 진저리 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과 저의 차이는, 저는 '호기심'으로 영어를 접했으나

그들은 '시키는 공부' 과목으로 접했다는 것이겠지요.

 

존 스타인벡의 <불만의 겨울>을 보면 어른이 아이를

가르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단어의 뜻을 묻자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지요.

 

 

P. 216

"If I tell you, your half-attention will only half learn.

Look it up."

"내가 알려주면, 네가 건성으로 듣고 건성으로 알게 돼.

사전에서 찾아봐."

 

So many words are mine because Aunt Deborah first

aroused my curiosity and then forced me to satisfy it

by my own effort.

수많은 단어들이 진짜 내 것이 된 건 데보라 고모가

내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호기심을 나 스스로

충족시키게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