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천재가 가는 곳 (2010년 9월 12일)

divicom 2010. 9. 12. 15:39

중국의 수학 천재가 미국 명문 MIT의 전액 장학금도 뿌리치고 불가에 귀의하기로 했다고 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이 보내온 기사에 따르면, 지능지수(IQ) 280이 넘는 류즈위(柳智宇)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베이징 근교 시산(西山)에 있는 불교 사찰 룽취안쓰(龍泉寺)에 들어가 수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승려들은 류가 아직 거사(居士: 속세에서 수도하는 남자 신도) 신분으로 절에 있으니 정식으로 승려가 될지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는 베이징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불교 동아리 (찬쉐서:禪學社)에서 활동하는 한편 독서클럽인 겅두서(耕讀社)의 회장을 맡아 불교서적 읽기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류는 내향적이며 온화한 성품으로 말수가 적고 남을 돕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어서 절에서 나와 사회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앓아 누웠고 아버지는 지난 7월에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아직 사회 경험이 없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안타까워한다고 합니다. 류는 16살때 명문 화둥(華東)사범학교 부속중학의 학생과학원 원장을 지냈으며, 2006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으로 금메달을 땄다고 합니다.

 

네티즌들 중에는 그가 사회적 책임을 버렸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명리와 지위를 벗어던진 결단을 했다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의 결정이 갑작스럽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제 생각엔 그런 것 같지가 않습니다. 2년전 노교수를 따라 처음 그 절을 방문한 뒤로 혼자서도 가끔 찾아오곤 했다고 하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제 지능지수는 류의 지능지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가 어떤 연유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그의 결정이 반갑고 기쁜 이유는, 머리 좋은 사람들 중 한 명 쯤은 이익이나 명예를 구하는 대신, '태어나는 것은 무엇이며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 죽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질문에 자신을 던져도 좋으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의 부모에겐 미안하지만 그의 출가(出家)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