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오세철 교수의 <코뮤니스트 선언>(2020년 1월 14일)

divicom 2020. 1. 14. 13:54

오세철 교수님의 함자를 처음 들은 것은 1970년대 대학에 다닐 때였습니다.

당시에 사귀던 연세대학교 학생으로부터 교수님 성함을 처음 들었습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그 학생은 인물 좋고 머리 좋고 집안 좋은 명문대 

재학생으로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런지 자신감으로 충만해 보였습니다.


그런 친구가 어느 날 자신이 만나본 교수님들 중에서 

오세철 교수님을 가장 존경한다며 옷깃을 여밀 땐 놀라웠습니다.

어떤 분이기에 이 친구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


그후 여러 십년이 흘렀지만 저는 오세철 교수님을 직접 뵌 적이 없습니다.

행동하는 '코뮤니스트'로서 단세포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이 나라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시는 걸 언론을 통해 간간이 접했을 뿐입니다.


소위 보수적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본, 미국에도 공산당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공산주의를 연구하고 이념만 좇아도 처벌을 받고 불이익을 당하니

이 나라는 언제나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사회적 자유를 누리게 될까요...


어제 아침 신문에서 오 교수님을 사진으로나마 오랜만에 뵙고 글을 읽으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운영위원장으로서

2008년 8월에 경찰에 체포돼 2011년 1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으셨던 분.

그러나 여전히 '코뮤니스트'로서 활동하고 계신 분.


이 변절과 가짜들의 시대에, 오 교수님의 청청함 앞에 깊이 머리 숙이며

저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가겠노라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그때 그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여전히 오세철 교수님을 가장 존경하며 살고 있을까요?


아래는 어제 경향신문에 실린 오 교수님의 글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2010년 12월 3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오세철 교수님이 행한 최후진술문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당시 공판에서

검찰은 오 교수 등 4인에게 징역 7년, 나머지 4인에게 5년을 구형했습니다.

http://cafe.daum.net/saltway/FYxK/486?q=%EC%98%A4%EC%84%B8%EC%B2%A0%20%EA%B5%90%EC%88%98



[오세철의 내 인생의 책]①코뮤니스트 선언 -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오세철 | 코뮤니스트 활동가·연세대 명예교수

코뮤니즘의 진정한 의미

[오세철의 내 인생의 책]①코뮤니스트 선언 -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마르크스의 여러 역작 중 코뮤니즘 사상이론을 담은 책은 <경제·철학수고>, <코뮤니스트 선언>, <자본>이다. 혁명 동무 엥겔스와 함께 쓴 <코뮤니스트 선언>은 자본주의 사회의 억압과 착취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킬 프롤레타리아트의 유일한 선언이다.

“부르주아지와 대립하는 모든 계급 가운데 오직 프롤레타리아트만이 진정 혁명적인 계급”이며 “코뮤니스트들은 프롤레타리아트 전체의 이해와 동떨어진 독자적 이해를 갖지 않는다”는 말은 코뮤니즘의 진정한 의미와 함께 역사적으로 나타난 사이비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이 인류를 온갖 참상으로 몰아넣었음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10여 년 전 여러 차례 앙코르 공연을 한 노동연극 <반도체소녀>에서 나는 마르크스를 가르치는 교수 역을 맡았고, 한 장면에서는 <코뮤니스트 선언>을 들고 한 구절을 읽었다. “부르주아지는 자신에게 죽음을 가져올 무기만을 벼려낸 것이 아니라, 이 무기를 자신에게 휘두를 사람들, 즉 현대의 노동계급인 프롤레타리아트도 낳았다”라고.

<코뮤니스트 선언>은 봉건적 사회주의, 소부르주아 사회주의, ‘진정한 사회주의’를 반동적 사회주의로 규정하고 부르주아 사회주의를 넘어 코뮤니즘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역사관과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국제주의는 꼭 붙들어야 할 원칙이다. 2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를 “진정한 물질적 실체가 전 세계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1122233005&code=960205#csidx2854cfd9321127d82350e4a2de4bc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