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윤동주의 '자화상'(2019년 10월 21일)

divicom 2019. 10. 21. 19:25

어제 외출의 후유증일까요? 오늘은 산 둥 만 둥 살았습니다.

나무들은 서둘러 물들고 사람들도 모두 바빠 보이는데...


거울 속 얼굴을 들여다 봅니다. 

조금 슬퍼 보입니다.


시월 햇살 속을 걷다가 골목 구비에 들어앉은 작은 헌책방 문밖에 놓인

책꽂이를 보았습니다. 김춘수 시집 <처용>과 박완서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이 

각각 천 원입니다. 햇볕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헌책들인데도 쾨쾨한 냄새 대신

햇살 냄새가 납니다. 


오늘은 산 날에서 제하자고 마음먹고 책을 보다가 베란다의 꽃들을 보다가 합니다.

쑥갓꽃도 아름답고 고추꽃도 아름답지만 아무래도 잉크빛 아메리칸 블루에게 눈이 갑니다.


하릴없이 인터넷 세상을 서성거리다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한 그림일기'에서

아메리칸 블루의 잉크 빛 덩어리를 만났습니다. 눈앞이 화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밝아진 눈으로 거울 속 얼굴을 다시 봅니다.

조금 웃는 듯합니다.

화가가 부럽습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시시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