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 일기4: 노인의 병(2019년 8월 30일)

divicom 2019. 8. 30. 07:44

저보다 여섯 살 아래인 동생이 옆구리가 아파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요가를 오래 해왔는데 최근 조금 과격한 자세를 취하다 삐끗 했다고 합니다.

대학원생쯤으로 보이는 동생도 어느새 예순 살 목전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젊어 보이는 몸에도 노인성 질환과 한계가 찾아옵니다.

몸을 이루는 구성원이지만 거의 잊고 살았던 위, 장, 목, 어깨, 무릎...

몸의 모든 부분이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가장 좋은 정부는 정부가 있음을 알 수 없게 하는 정부인 것처럼

가장 좋은 몸도 몸이 있음을 알 수 없게 하는 몸인데

오십 넘어 그런 몸을 갖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다행히 몸이 약한 편이어서 일찍부터 몸의 고장을 겪어왔고

노화가 수반하는 통증이나 불편에 대해서도 크게 마음을 쓰지 않습니다.

'오, 자네 왔는가? 요즘 자주 오네' 하고, 그것이 떠나주기를 기다리거나

제 몸의 일부로 자리잡을 때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통증도 사람처럼 어떤 것은 잠시 머물다 가고 어떤 것은 제 몸의 읿부가 됩니다.   


원래 튼튼한 체질인 사람들에겐 노화가 수반하는 통증이나 불편이 훨씬 심한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것 같습니다. 본래 건강했기에 통증이 낯설고

통증으로 인한 불편에 대해서도 불평이 많습니다.

제가 그들 중 하나라면 저는 불평하는 대신 공감을 키우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아, 몸이 약한 사람들은 이런 식의 고통과 불편을 젊어서(어려서)부터 겪었겠구나" 

'나는 이런 것을 이제야 겪으니 참 운이 좋구나' 하는 것이지요.


적당한 가난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듯

적당한 통증은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살아있음을 상기시켜줍니다.


중요한 것은 몸이 아플 때에도 마음의 평화와 명랑함을 잃지 않는 것이겠지요.

아픔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게 되더라도 다음 순간엔 얼굴을 펴주어

가능한 한 평화로운 얼굴을 유지하면서.

아, 보기좋은 할머니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늙어가는 친구들을 위로하며 노래 한 곡 선물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HidJXZl8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