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 일기1: '어르신'이 된단다(2019년 7월 5일)

divicom 2019. 7. 5. 09:58

거의 평생 나이를 잊고 살았는데 며칠 전 정부가

 나이를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으니 연락해라,

찾아가는 복지플래너 방문서비스를 하니 이용해라..."

다음 달이면 제가 65세가 되어 법적인 '어르신'이 된다는 겁니다.


우편으로 날아든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복지서비스 안내" 등을 보니

법적인 노인이 되면 이동통신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고,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 등에 관한 상담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치아 임플란트나 틀니를 시술 받을 때 비용을 일부 지원받을 수 있고,

실명을 예방하기 위한 안검진 및 개안수술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치매 검진을 할 때도 지원받을 수 있고

보호가 필요한 독거 노인이라면 안전 확인, 생활 교육,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받고,

폐렴과 독감 예방 주사도 무료로 접종 받고...


만 65세가 되면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게 된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던 겁니다.

단지 65세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받게' 된다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나는 과연 이 모든 것들을 받을 만큼 잘 살아왔는가?

이 거대한 선물 보따리에 보답하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나는 '어르신'이라는 호칭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인가? 

65년이나 산 사람들을 편히 살게 하느라 65세 이하 사람들의 삶을 더 고단하게 하는 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