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바다, '알폰시나와 바다' (2019년 6월 25일)

divicom 2019. 6. 25. 10:16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생각함니다.

한때 전장이 아니었던 곳이 있을까... 

거리, 산, 사막, 바다, 하늘까지...

사람을 품을 수 있는 곳은 어디나 전장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전쟁터와 삶터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이고

삶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사람들은 더위나 추위를 피해

한때 전장이었던 어떤 곳으로 아무렇지 않게 찾아가는 것이겠지요.


한낮 기온 32도라는 오늘,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마침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詩詩)한 그림일기'에서 바다를 보았기에

아래에 옮겨둡니다. 맨 아래 짧은 에세이는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김수자 씨가 찍은 제주 바다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알폰시나와 바다 - 펠릭스 루나

프로파일 illustpoet ・ 2019. 6. 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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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색연필

알폰시나와 바다 (Alfonsina y el Mar)

                   펠릭스 루나

그대의 가녀린 자취는 파도 어른대는

고운 백사장으로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을

한과 침묵이 감도는 호젓한 길은

바닷속 깊이 이르고

삼켜버린 한이 서린 호젓한 길은

물거품 속으로 사라지고

그대가 얼마나 큰 고뇌에 잠겨있는지

고동들이 웅얼거리는 노래에

포근히 기대려고 얼마나 크나큰

오랜 고통을 삼키고 있음을 신은 알지

어두운 바다 밑바닥에서

고동들이 부르는 노래에

알폰시나여 고독을 안고 가는군요

어떤 새로운 시를 찾으러 갔나요

소금기 어린 해묵은 해풍이

그대 영혼을 어루만지며 데리고 가는군요

그리고 그대는 꿈에 취한 듯

바다의 옷을 입고 그리로 가는군요

.............

*펠릭스 루나 : 아르헨티나 시인, 작곡가

  아리엘 라미레스의 곡을 붙여 힌나 마리아 이달고가 불러 히트한 노래


몇년만인지.....제주도를 다녀왔다.

동생의 초대에 별다른 계획도 없이 나선 짧은 여행이었다.

도착하자마자 함덕 해수욕장이 펼쳐진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니 마음이 너른 바다처럼 넉넉해진다. 서서히 해가 지는 바닷가를 거니니, 몇달 전 보았던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가 떠오른다. 자신의 고향 로마를 배경으로 사랑과 희생으로 어린 형제들과 가족을 돌보던 유모, 어머니, 할머니등 강한 모성에게 헌정하는 흑백의 영화는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을 전한다. 바다는 모성을 품고 있는 여성형이다. 조용히 썰물로 차오르는 제주 바다가 지친 내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