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한국 에너지 정책의 모순(2019년 6월 14일)

divicom 2019. 6. 14. 10:16

아주 오랜만에 아침 신문이 오지 않았습니다.

공휴일도 아닌데 무슨 일일까, 혹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배달원에게 

사고가 난 건 아닐까...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인터넷 바다로 들어갑니다.

기사 제목 몇 개를 훑어보다가 이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참 중요한 기사입니다. 정부 관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론]한국 에너지 정책의 모순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전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전 세계가 온실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도 그 몫을 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이 최근에 내놓은 3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석탄과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 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40년에는 최대 3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요하고도 현명한 전환 조처로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태양열과 풍력을 활용하는 핵심 기술을 획득하고, 이동 수단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필수적인 배터리 관련 기술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시론]한국 에너지 정책의 모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험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해 과감한 조처를 단행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필요성은 최근 유엔 사무총장이 내놓은 요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2020년부터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새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요청에 부응하도록 한국 내에서 불필요한 석탄 사용에 제동을 걸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관련 분야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

에너지 경제 분야의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한국은 석탄으로 인한 좌초자산 발생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좌초자산은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 가치가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뜻한다. 손실액은 10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석탄발전을 선호하는 현재 한국의 정책이 안고 있는 규제상 허점 때문이다. 기후 관련 조처들이 가속화되고 재생에너지 기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미 쇠퇴한 석탄산업을 붙들고 있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이와 같은 잠재적 피해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논란을 빚고 있는 해외 석탄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찌레본 2호기 석탄발전소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한국 정부가 소유한 한국전력은 베트남의 응이손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또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인도네시아의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 프로젝트 투자에 관여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010년 이후 주로 동남아 지역의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세계 2위와 3위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충청남도 당진과 태안에 있다. 한국의 석탄발전소 절반이 모인 이곳 충남은 2026년까지 14기의 석탄발전소를 퇴출시키기로 했으며, 재생에너지를 촉진하여 에너지의 절반가량을 충당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야심찬 석탄 퇴출 계획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공단과 사학연금도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대신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처는 석탄으로부터 탈출하는 국제적 투자 추세를 따른 것이다. 이미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금융기관들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에서 이탈했다.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은 새로운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또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42억달러에 이르는 석탄 관련 투자와 80억달러에 이르는 석유 및 천연가스 관련 투자를 곧 중단한다.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금액 200억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본과 노르웨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정부 연금 펀드인 한국의 국민연금공단도 이러한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석탄발전소의 40% 이상이 이미 수익 중단 상태일 뿐만 아니라 투자금을 잡아먹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약속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진정나아가려면, 한국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지속하고 있는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를 중단하고 석탄발전을 비호하는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들여 조성한 정부 자금을 석탄 관련 좌초자산의 덫에 빠뜨려 날려버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온실가스 탈출 여정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석탄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투자를 빠르게 전환하고 그 이익을 취하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일본과 중국을 압도하는 주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대로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제를 이행하는 기회가 되고,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성화를 밝히는 주역이 될 것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6132047005&code=990303#csidx94242c692333956a52bba0531161a3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