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불, 비, 바람, 눈... 자연의 힘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수백 년 된 나무들의 숲이 숯공장이 되는 걸 보았습니다.
마른 시내를 채우고 흘러 넘친 비가 발과 차와 모든 움직이는 것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거센 바람이 바다를 육지로 몰고 오고
눈이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를 가르고
수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자연의 힘은 무서웠지만 2019년 1월의 먼지만큼 무섭진 않았습니다.
그 전의 재앙들은 특정 지역에서 특정한 인구를 공격했으나
2019년 1월의 먼지는 훨씬 넓은 지역에서 훨씬 많은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당연히 불편이나 상처 또한 훨씬 광범위합니다.
생명체가 살아 있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호흡 자체가 힘드니까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요?
문제를 파고 들어가면 인간이 줄곧 추구해온 '편리와 즐거움'이 있을 겁니다.
슬프고도 재미있는 건 이 무서운 먼지마저도 사람들을 바꾸지 못할 거라는 사실입니다.
마스크를 한아름씩 사들이면서도 편리와 즐거움을 포기하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펀리와 즐거움에 젖어, 미량의 산소를 나눠 마시며, 우리 모두는 서서히 죽어갈 겁니다.
우리는 모두 공범이며 피해자입니다.
먼지공화국 한국을 떠나 공기 좋은 외국에서 잘 지내시는 분들,
여러분의 깨끗한 폐를 축하합니다!
아래는 어제오늘의 미세먼지에 관한 경향신문 기사입니다.
역대급 ‘잿빛 공포’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사상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사흘 연속 발령되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반짝 추위가 찾아오는 수요일을 제외하곤 이번주 내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됐다.
환경부는 14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인천 일부에 사상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했다. 이 시각 기준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24㎍/㎥로 관측됐다. 2015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종전 최고치였던 2018년 3월25일의 99㎍/㎥를 넘긴 것이다. 같은 시각 영등포구의 농도는 185㎍/㎥까지 치솟았다.
환경부가 정한 초미세먼지 환경 기준은 35㎍/㎥이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권역별 평균 농도가 2시간 이상 75㎍/㎥ 이상일 때, 경보는 2시간 이상 150㎍/㎥ 이상일 때 내려진다.
15일에도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대전·세종·충남·충북·광주·전북 등 10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2017년 2월 제도 시행 이래 수도권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사흘 연속으로 발령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충남에선 5일 연속, 전북은 4일 연속 저감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미세먼지 원인으로는 대기정체와 중국의 영향이 꼽힌다. 최근 한반도에는 세력이 강한 고기압이 영향을 주지 않고 있어 바람이 약하게 불고, 결과적으로 공기가 원활하게 퍼지지 않는 대기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 주변에선 올해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 지난 12~13일 베이징의 공기질은 6단계 가운데 최악 등급인 ‘엄중 오염’을 기록했다. 베이징 일부 지역에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500㎍/㎥를 넘기도 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빠르면 반나절 만에 한국까지 도달한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통합대기질예보센터장은 “지난 11일쯤부터 국내에서 대기정체와 국외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반복되어 나타나면서 고농도로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 오후부터 북쪽에서 찬 바람이 불어오면 미세먼지가 남쪽으로 점차 밀려나면서 중부지방부터 차츰 공기가 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추위가 끝나는 17일 이후부터는 기온이 상승하고 대기정체가 재현돼 다시 공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당분간 평년 기온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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