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 무렵 매스컴엔 언제나 '올해의 인물' '올해의 단어' 등이 등장합니다.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해도 좋을 텐데요. '올해의 비극' '올해의 희극''올해의 실수' 같은 것은 어떨까요?
물론 누군가의 '비극'이 누군가에게는 '희극'이 될 수 있는데다, 세상엔 희극과 비극이 너무 많아
그중 하나를 선정하는 건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겠지요.
영국을 대표하는 옥스퍼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젊음'과 '지진'이라는 두 단어를 합해 만든 단어이니 그 뜻을 유추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원래는 196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급진적으로 일어난 정치적, 문화적 변화를 뜻하지만
요즘에는 정치인들이 젊은 유권자들의 급진적 지지를 얻는 걸 표현한다고 합니다.
2017년 우리 사회를 한 개의 단어로 정리한다면 무엇이 좋을까요?
적폐? 소음? 소극(笑劇)? 경쟁? 거짓말?...
제게만 이런 단어들이 떠오르는 걸까요?
아래는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에 관한 연합뉴스 기사입니다.
옥스퍼드 사전, 올해의 단어 'youthquake'…청년층 파워 반영
송고시간 | 2017/12/15 20:38(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2017년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인 유스퀘이크는 "1960년대 학생들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련의 급진적인 정치적·문화적 격변"으로 정의된다.
1960년대 패션잡지 '보그'의 당시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가 젊은 세대들의 패션, 음악, 태도 등에서 보이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묘사하면서 처음 사용한 이 단어는 선거에서 영국 노동당과 프랑스와 뉴질랜드의 30대 지도자들이 젊은층으로부터 급증한 지지율을 얻는 현상을 표현할 때 사용돼왔다.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 사전 대표는 유스퀘이크가 "아직 미국 땅에는 굳건히 정착하지 못했지만, 영국에서는 총선에서 젊은 층의 영향을 설명할 때 사용이 급증해 활동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유스퀘이크는 지난해보다 5배 많이 사용됐다. 특히 지난 6월 영국 총선에서 사용 빈도가 정점을 찍었다.
강성 좌파 제러미 코빈(67)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의 지지율이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이래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여기에는 젊은 층의 지지가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참패가 예상됐던 노동당은 정권교체 성공 직전까지 갔다.
옥스퍼드 사전은 이외 ▲안티파'(antifa) - 안티 파시스트(anti-fasist)의 축약 ▲브로플레이크(Broflake) - 진보적 태도에 쉽게 화를 내는 남성을 비꼬는 말로서 '형'(brother)과 '눈송이'(snowflake)의 합성어 ▲콤프로마트(kompromat) - 약점 자료를 수집하는 러시아의 공작 ▲유니콘(Unicorn) - 음식이나 음료 등에 무지개 색깔을 입히는 것 ▲밀크셰이크 덕(milkshake duck) - 소셜미디어에서 처음에는 인기를 얻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유쾌하지 않은 과거를 지닌 것으로 드러난 사람등이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옥스퍼드 사전의 올해의 단어는 사실·진실보다 감정 호소가 사회에서 더 잘 통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포스트 트루스'(Post-truth·탈진실)로 선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을 배경으로 많이 사용된 것이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