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외출은 힘든 일입니다.
지난 며칠 계속 외출하다 보니 은둔에 길든 몸에서 계속 열이 났습니다.
쌍화탕과 타이레놀과 테라플루 덕에 아무렇지 않은 척 여기저기를 기웃거렸습니다.
우주적으로 생각하면 저는 아직 홀로 있을 자격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은둔하고 싶어도 아직 공부가 부족하니 스님들이 만행하듯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가장 소중하고 그리운 것들을 집에 두고 나가고 또 나갔습니다.
그러나 외출이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이 상을 받으셨고 먼 곳에서 와준 반가운 친구도 만났습니다.
제가 얼마나 운좋은 사람인지 새삼 확인하는 나날이었습니다.
오늘은 10월 30일인데 제목의 날짜를 27일로 한 건
이경희 선배님이 국제교류상을 수상하신 날짜를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날 선배님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소연회장에서 열린
제 6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으셨습니다.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을 존경하긴 쉬워도 자주 뵌 분을 존경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선배님은 아름다운 바위 같은 분입니다. 언제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아름다운 분... 선배님의 후배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선배님이 이 상을 이제야 받으신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더 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요.
1970년 코리아 타임스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으신 선배님은 지난 반 세기 동안
코리아 헤럴드 편집국장과 주필, 아시아뉴스네트워크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Korea Focus> 편집장 등을 역임하시며, 품격 있고 정확한 영어로 한국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셨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외교부 산하단체로 한국 홍보를 위한 영문 계간지 <Koreana>를
발행하고 있는데, 선배님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 잡지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Koreana>의 과거와 현재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 잡지가 지금처럼 겉과 속이 두루 멋진 책이 된 것은
이경희 선배님의 헌신과 실력 덕이라는 것을 압니다.
선배님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 잡지를 통해 격조 있는 한국 홍보를 이끌어주시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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