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2017년 1월 1일)

새해 아침입니다. 지난 한 해 수많은 사람이 지구를 떠나갔지만 우리는 살아남아 새해를 맞았습니다.

2017년 1월 1일 0시 10분 창문을 여니 세상이 문득 고요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고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 고요하다고 느낀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둠 속에서 새해를 맞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 문득 측은했습니다.

 

지난 일년도 살아내기 쉬운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애쓴 흔적이 우리의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남았을 겁니다. 8천 7백여 시간 동안 삶만을 생각하고 산 사람은 드물겠지요. 저도 때때로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죽음'에 위로받았습니다. 언제든 죽을 수 있으니 살아보자고...

삶이 녹록지 않다 보니 죽음을 잊고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죽음에 위로받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만 삶에 열중해 죽음을 잊고 살다가 별안간 죽음과 맞닥뜨리는 건

비극일 겁니다. 누구나 삶을 준비하듯 죽음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하고 싶은 일과 가고 싶은 곳을 계속 미루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테니까요.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생각해보고, 

테너 신영조 씨의 '그리운 금강산'과 영화 '쇼생크탈출' ost 중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아리아 'Sull'aria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를 들었습니다.

'책방 산책'에서는 권태현 출판평론가로부터 후지요시 마사하루의 <이토록 멋진 마을>과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를 소개 받고 Madonna의 'Gone'을 들었습니다. '문화가 산책' 말미에는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에 곡을 붙인 이동원 씨의 노래 '귀천'을 들었습니다. 마지막 노래는 Bon Jovi의 

'New Year's Day'였습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 드린 '그곳, 그 일'을 옮겨둡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와 

함께 해주신 분들, 이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 가끔 김흥숙을 생각하거나 만나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곳, 그 일

  

누구에게나 가보고 싶은 곳과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과 해보고 싶은 일...

‘그곳’과 ‘그 일’의 공통점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지금은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드니 좀 살 만 하면 가봐야지,’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이다음에 해봐야지’하며 미루는 것이지요,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해보고 싶은 일은 바로 지금 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정이 허락할 때 하겠다고 미루다보면

기회가 영영 오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고나 질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

그들도 우리처럼 ‘그 일’을 꿈꾸고 ‘그곳’을 그리워하면서도

내일로 미래로 미루었을지 모릅니다.

 

새해엔 모든 사람들이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보고

가보고 싶은 곳에 가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꿈꾸던 일을 해본 사람의 마음엔 앙금이 없을 거고

그런 사람이 많으면 세상도 밝아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