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뉴스는 사람을 즐겁게 하고 어떤 뉴스는 분노를 자아냅니다.
어떤 뉴스는 재미있고 어떤 뉴스는 재미가 없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가 도하 각 신문에 실렸는데,
여러 가지 통계 중에 어떤 것을 기사의 첫머리로 삼는가를 보면 재미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여러가지 항목 중에서 종교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에 관련된 통계로
기사의 첫머리를 장식했습니다. 무종교인 인구가 처음으로 종교 인구를 앞질러,
한국인의 56.1퍼센트가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재미있는데 이어지는 통계가 씁쓸합니다.
종교를 믿는 신자의 수가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개신교 신자는 늘었다는 겁니다.
개신교 신자 중 젊은이의 비율이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니 더욱 씁쓸합니다.
모든 종교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제가 보기엔 개신교가 가장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 또는 권장하는데,
그 종교를 믿는 젊은이들이 크게 줄지 않았다고 하니까요.
문득 세계적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이 떠오릅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 손에 자란 러셀은
자신에게 어떤 종교도 강요하지 않은 할머니께 깊이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어린 러셀에게 특정한 종교를
강요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래도 러셀이 세계적인 철학자가 되었을까요?
언젠가 오랜만에 만난 동창생으로부터 어느 교회에 다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무 교회도 다니지 않는다고 하자 그 친구는 "교회를 안 다니고 어떻게 사니?"하고 물었습니다.
사실 살아가는 일, 제 정신으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신체적으로 물질적으로도 힘겨운 일이 많지만
정신적으로, 사업적으로 힘들 때도 많습니다. 요즘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중엔 정신적, 사업적으로 힘들어서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종교가 말하는 진리를 진리라고 받아들이고, 그 종교가 권하는 대로 살 수만 있으면
종교를 믿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그 종교가 설파하는 진리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 종교가 권하는 방식으로 살 수 없을 경우, 믿음은 곧 위선이나 사기이겠지요.
사는 게 힘들어 종교를 믿는 젊은이들... 신자가 되는 것이 질문을 멈추거나 포기하는 일이 아니길,
스스로 답을 구하는 대신 남이 답이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길 바랍니다.
아래에 한국일보 이영창 기자의 기사를 옮겨둡니다.
기사 원문은 이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hankookilbo.com/m/v/13193c545cdb4d439b1bfd3ad5056c32 넘었다
통
아무 종교도 믿지 않는 무교(無敎) 인구가 처음으로 종교가 있는 인구를 앞질렀다.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개신교만 신자(信者)를 늘리면서 불교를 제치고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종교 자리에 올랐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인구ㆍ가구ㆍ주택 기본특성항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한국인 중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2,749만9,000명으로 전체 국민의 56.1%에 달했다. 무교 비율은 2005년 조사에서 47.1%였지만, 10년만에 9%포인트가 급증하며 50%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종교를 가진 사람 수는 2,155만4,000명(43.9%)으로 2005년(2,452만6,000명ㆍ52.9%)에 비해 297만2,000명이 줄었다. 불교 인구가 2005년 1,058만8,000명에서 지난해 761만9,000명으로 무려 300만명 가까이 감소했고, 천주교 인구 역시 501만5,000명에서 389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원불교(12만9,000명→8만4,000명), 유교(10만4,000명→7만6,000명)도 교세가 약해진 종교였다.
주요 종교 중 유일하게 교세를 확장시킨 종교는 개신교였다. 개신교 신자는 2005년 844만6,000명이었는데, 지난해 그 인구가 967만6,000명으로 14.6% 증가했다. 10년 새 개신교가 불교를 제치고 가장 신자가 많은 종교가 된 것이다.
지역별 종교 특성을 보면 동쪽(영남)에서 불교가 강하고 서쪽(호남ㆍ수도권) 지역에서 기독교(개신교)가 센 동불서기(東佛西基)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체 지역주민 대비 불교인구 비중이 높은 시ㆍ도는 울산(29.8%) 경남(29.4%) 부산(28.5%) 경북(25.3%) 등이었고, 개신교 비중이 높은 곳은 전북(26.9%) 서울(24.2%) 전남(23.2%) 등이었다. 천주교 비중은 서울이 10.7%로 가장 높았고, 광주는 무교 비율(61.1%)이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젊은 층의 종교 외면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중에서 종교를 가진 이들의 비율은 2005년 50.5%에서 지난해 38.0%로 줄었고, 같은 기간 20대(47.9%→35.1%)와 30대(47.9%→38.4%)의 비율도 크게 줄었다. 반면 60대(63.3%→57.7%)와 70세 이상(63.0%→58.2%)의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개신교가 교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층에 대한 전도에 힘쓰며 10ㆍ20대 청년층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10년 전 조사와 비교해 다른 종교는 젊은 층 비율이 크게 하락한 반면, 유독 개신교는 젊은 층 비율이 크게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만혼(晩婚)과 비혼(非婚)이 흔해지면서, 20~40대 중 결혼하지 않은 미혼 인구의 비율이 5년 새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20대 미혼비율은 91.3%였는데, 이는 2010년 86.8%에 비해 5년새 4.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30대(29.2%→36.3%)와 40대(7.9%→13.6%)의 미혼 비율도 크게 늘었다. 남성은 학력과 미혼 비율에 상관 관계가 별로 없었던 반면, 여성은 학력과 미혼 비율에 비례 관계가 뚜렷이 나타났다.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15세 이상 여성의 23.4%가 미혼인 반면, 중졸 여성의 미혼 비율은 2.7%, 고졸은 7.7%, 대졸은 16.3%였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비율이 2010년 44.6%에서 지난해 49.7%로 증가했다. 60세 이상 인구가 5년새 761만명에서 932만명으로 늘었음에도, 자녀가 주는 생활비로 사는 고령자는 191만명에서 152만6,000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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