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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우리를 괴롭힐 때, 사랑은
다른 물결보다 더 높은 또 하나의 물결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 죽음이 문을 두드릴 때,
그 엄청난 공허에 마주서게 하는 건 당신 눈길뿐,
당신의 빛만이 절멸에 마주서게 하고,
당신의 사랑만이 그 그림자를 막는 것이니."
--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100편의 사랑 소네트> 중 90번째 시에서 발췌.
이 시집은 철학자이자 수필가이신 김태길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선생님의 방배동 사무실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2009년 5월 선생님이 떠나시어 단단한 회색 표지의 시집을 돌려드릴 기회를 놓쳤습니다. 1988년이던가, 선생님을 인터뷰하러 간 신문기자로 처음 뵈었고, 그 후 선생님의 책 <소설에 나타난 한국인의 가치관> 1, 2권을 영역(英譯)하면서 이십년 인연을 맺었습니다. 나이들수록 저 세상에 아는 이가 늘어나니 늙어 돌아가는 것이 순리임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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