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심청' 그리고 청와대와 '김앤장'(2016년 6월 11일)

divicom 2016. 6. 11. 08:28

어젯밤엔 아주 오랜만에 발레를 보고 왔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은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라는 말의 뜻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무대였습니다. 무대에 오른 것은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뿐이었지만, 최고의 공연이 가능했던 건

무대에 오른 사람들과 오르지 않은 사람들의 '합력' 덕이었을 테니까요. 


무대 아래에서 멋진 음악을 연주해준 오케스트라, 무용수들의 '날개'를 지어주어 말 그대로 '날아오르게' 해준 의상담당자들, 상상을 현실로 보여준 무대장치 담당자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메운 관객들을 잠시 이 세상 밖으로 불러내준 조명담당자들... 모두가 흘린 땀을 합하면 아름다운 여울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심청' 덕에 귀와 눈을 씻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침에 눈을 뜨니 권력 부근에선 여전히 어리석거나 악한 행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청와대와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수상한' 관계입니다. 


정치권 밖의 사람들과 정치권의 사람들이 오가며 정부를 구성하는 건 어느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한국의 청와대처럼 특정한 법무법인 사람들을 모아놓은 곳은 유례를 찾기 힘들 겁니다. 김앤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그 '특별한' 관계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새로 청와대에 들어간 김앤장 출신은 '공직기강'비서관이라니 실소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공직의 기강'은 '공정'이 전제될 때만 가능한 것이니까요.


'효녀' 대통령이 '심청'을 보고 '합력하여 이룬 선'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사회적 '선(善)'은 다양한 생각을 

하는 여럿이 '공익'을 위해 힘을 모을 때 이루어지는 것, 특정한 이익집단의 사람들이 권력이라는 등대를 보고 모여 이루는 것은 기껏해야 '그들만의 이익'이겠지요. 아래에 경향신문에서 읽은 관련 기사 하나 옮겨둡니다.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 임윤수 변호사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검찰 출신의 임윤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임명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전임인 유일준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임 변호사가 신임 비서관으로 9일자로 정식 임명됐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임 비서관(사법연수원 27기)은 2009년까지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검사로 근무했다. 이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일하다 지난해 율촌으로 옮겼다. 앞서 지난달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최철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임명된 바 있다.

하지만 임 비서관이 김앤장에서 일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김앤장 출신 전·현직 청와대 참모들은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윤창번 전 미래전략 수석, 조응천·권오창 전 공직기강비서관, 김학준 전 민원비서관, 곽병훈 전 법무비서관, 최철환 법무비서관 등 이전까지 7명이나 된다. 야권에선 “청와대가 ‘김앤장 출장소’냐”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