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청와대'에 대해 생각해보고, Juice Newton의 'Angel of the
Morning', George Harrison의 'Something', 우리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진도아리랑', 박성연 씨의 '세월이 흐른 후에'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Slovak Radio Symphony Orchestra가 연주하는 '전원교향곡'의 1악장을 들었습니다. 1악장 전부를 들으려면 9분 이상이 소요되어 다 들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오늘의 노래'는 현제명 작사, 작곡의 '고향생각'이었습니다. 날이 저물 때의 쓸쓸함과 한 해가 저물 때의 쓸쓸함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이 노래를 골랐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3부 '고전 속으로'에서는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악>을 읽었습니다. 지난 13일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일곱 개
지역에서 총격과 폭발 사건이 일어나 온 유럽, 나아가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습니다. 최소한 130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테러사건... IS(Islamic State), 즉 '이슬람 국가'가 일으켰다고 하지요.
IS의 활동을 보며 이슬람교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와 인간을 다룬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골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의 작가로 유명하고
78세에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중편 정도의 짧은 소설이지만 지드는 거의 이십오 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는 어떤 종교의 신자를 자처하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작품을 읽다보면 잘못은 사람들(신자들)에게 있지 종교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가 되면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들으며 지드의 '전원교양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청와대' 원고를 옮겨둡니다.
청와대
낙엽 따라 걷다 보니 청와대 길입니다.
길을 메운 관광객들 사이 여행자가 되어
대통령의 집을 바라봅니다.
단풍든 동네에 홀로 짙푸른 지붕이 외로워 보입니다.
청와대는 아름답지만 살기 좋은 집은 아닙니다.
사시사철 구경거리가 되는데다
한 5년 살아 익숙해지면 나가야 하니까요.
오래 금지되었던 청와대 길 통행을 자유화한 건
지난 일요일에 돌아가신 김영삼 전 대통령...
1993년2월25일 취임 당일에 청와대 길과 인왕산 통행을
자유롭게 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청와대에 살든 어디에 살든, 대통령이든 시민이든,
사람들은 모두 언젠가 저 세상으로 가고,
지상의 거처는 화려하든 초라하든 모두 임시 거처입니다.
푸른 지붕 아래 살 때는 서슬이 퍼렇던 분도
이승을 떠날 때는 한낱 여행자...
청와대에 사는 분들도 그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삶이 여행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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