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유산(2015년 11월 8일)

divicom 2015. 11. 8. 23:30

마른 대지에 비가 내리니 살 것 같습니다. 부디 흠뻑 내려서 갈라진 땅들이 다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땅과 함께, 

갈라진 민심도 통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유산'에 대해 생각해보고, Roy Orbison의 'Beautiful Dreamer', Michael Jackson의 'History', 진송남 씨의 '덕수궁 돌담 길'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Beautiful Dreamer'는 1862년에 '미국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Stephen(스티븐) Forster가 만든 노래입니다.

포스터는 '오, 수잔나' '금발의 제니' '올드 블랙 조' 같은 노래를 만든 사람입니다.


첫 노래는 'Beautiful Dreamer'였고, 3부의 '고전 속으로' 초입에는 'History'를 들었습니다. '고전 속으로'에서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를 읽기 위해서였습니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확정된 상황에서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역사책을 읽을 때는 그 책에 기술된 사실보다 그 책을 쓴 역사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는 카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3부 시작 부분의 편집이 조금 어색하게 되어 청취자들께 죄송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유산' 원고를 옮겨둡니다. '유산'을 남겨주는 것, 즉 '상속'이라는 제도를 없애자고 제안한 것은, '상속'이 '부익부 빈익빈'의 뿌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누구는 처음부터 몇 억 원을 가지고 출발하고 누구는 마이너스 상태에서 출발하는 한, 자본주의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은 영영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유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두 달이 되어갑니다.

유언도 유서도 남기지 않으셨지만

생전의 말씀이 모두 유언이고 유산입니다.

 

순경에 근신하고 역경을 발전의 계기로 삼아라.”

좋아서 하는 일도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늘 절제하라.”

모든 상대는 흐르는 물과 같다. 소유욕을 버리고

항상 초연하게 대하라.”

 

금 수저’ ‘흙 수저라는 말도 있지만,

자녀에게 재산을 남겨주려 애쓰는 부모는 많아도

지혜의 말을 해주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예 돈이나 부동산 같은 물질적 재산의 상속을 금지하면 어떨까요?

경제적 평등이 이루어지며

금 수저’ ‘흙 수저같은 말은 사라지고,

평생 등대가 되어줄 말을 하는 부모가 늘지 않을까요?

 

돈은 몸 밖에 머물고 말은 마음에 깃드는 것,

오늘부터라도 쓸데없는 말을 줄이고

꼭 필요한, 의미 있는 말만 해야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도움이 되는 진짜 유산을 주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