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약'에 대해 생각해보고, Tanya Tucker와 T. Graham Brown이 부른 'Don't go out', John Legend의 'Open your eyes', 장미화 씨의 '내 인생 바람에 실어', Juliette Greco의 'Les Feuilles Mortes(고엽)'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모래는 신해철 씨의 1주기, 그의 노래 '아주 오랜 후에야'도 들었습니다. 그의 노래가 아주 오랫동안 불려지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노래'는 설운도 씨의 '천년의 만남'이었습니다. 수십 년 헤어졌던 남북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요즘... 그분들의 아픔과 소망을 함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마지막 노래로는 Guns & Roses의 'November Rain'을 골랐습니다. 길어지고 있는 한반도의 가뭄... 11월과 함께 해갈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9분 가까이 되는 노래라 중간에서 잘린 게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프로그램 중간중간 침묵의 시간이 길어 방송사고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집과정에서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오늘 방송 들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약'의 원고를 옮겨둡니다.
약
‘약’은 보통 병을 고치거나 증세를 완화시키지만
쥐약이나 독약처럼 생명을 죽이는 약도 있고
구두약이나 치약처럼 생명과는 상관없는 약도 있습니다.
구두약은 구두의 가죽을 보호하거나
윤기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등
쓰임새가 정해져 있지만
치약의 용도는 훨씬 다양합니다.
치약은 이를 닦을 때 주로 쓰이지만
욕조나 변기 등 도기의 때를 벗길 때도 좋고
해충을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약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구두약이나 치약 같은 사람이 되어도 좋겠지요.
요즘은 소위 멀티태스킹의 시대라 해서
치약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지만
한두 가지 일에 일로매진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세상은 닻 없는 배처럼 떠돌 겁니다.
혹시 주변에 구두약 같은 사람이 있거든
답답하다 마시고 격려해주세요.
그 사람 덕에 빛나는 것이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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