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카페'에 대해 생각해보고, Edith Piaf의 'Hymne A L'Amour',
조용필의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올해 초에 타계한 그리스 가수 Demis Roussos의 'Rain and Tears'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첫 노래는 박인희의 '모닥불', '오늘의 노래'는 소프라노 홍혜경, 테너 Placido
Domingo, 베이스 연광철이 함께 부른 '그리운 금강산'이었고, 마지막 노래는 Queen의 'Somebody to Love'
였습니다.
조용필 씨는 좋은 노래를 많이 불렀고 지금도 새로운 노래들을 내놓고 있지만, 저는 '바운스' 같은 노래보다는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이나 '허공' '그래 그랬으면 좋겠네'처럼 사유를 부추기는 노랫말이 있는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나이 때문일까요? 참, Cesaria Evora의 'Besame Mucho'도 들었습니다. 언제 들어도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노래지요.
송창식 씨의 '우리는'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명곡... 진정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삶의
힘겨움이나 진부함을 이겨낼 수 있겠지요.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의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카페' 원고를 옮겨둡니다. 근래에 문 닫는 카페들이 적지 않습니다.
카페가 망하는 이유에는 임대료를 자꾸 올리는 나쁜 건물주와 악화되는 경제 사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손님에게 맛있는 커피를 정갈하고 우아한 분위기에서 대접하고 싶다는 얼망보다, 커피를 대충 만들되 어서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열망이 크면 망하는 것이지요. 대개 장사는 돈을 벌기 위해 하는데, 돈은 사람의 주머니 속에 있습니다. 돈이 제 발로 걸어 나오는 법은 없고 사람이 돈을 쓰고 싶어 해야 나옵니다. 그러니 손님에게 잘해야 돈을 법니다.
카페
안개 잦은 계절엔 커피가 맛있지만
좋은 카페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위기가 그럴 듯하면 커피가 맛이 없고
커피 맛이 괜찮다 싶으면 음악이 소음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단골로 다니던 동네 카페가
갈수록 청소를 게을리 하니 갈 수가 없습니다.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바리스타에 따라 커피 맛이 들쑥날쑥하니
커피 만드는 사람을 문 밖에서 확인한 후
들어가거나 돌아서야 합니다.
추억 속 카페들이 떠오릅니다.
출근 길 무거운 발걸음을 위로하던 작은 카페의 커피 향기,
손님이 많을 때도 정성껏 만들어주던 카페 라테 하트...
그때 그 커피 맛이 아직도 기억나는 건
커피에 담겨 있던 마음 때문이겠지요.
마음 없이는 맛도 없습니다.
엄마의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까닭입니다.
카페를 하는 분들, 향기로운 커피와 음악으로
누군가의 추억이 되어보세요.
사람들은 추억을 만들며 살거나 추억 속에 살고
돈은 그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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