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영혼의 자서전(2015년 7월 28일)

divicom 2015. 7. 28. 17:55

세상이 되어가는 꼴을 보면 하고 싶은 말이 쏟아져 나오려고 합니다. 그 말들을 글로 옮기는 것과 내놓지 않는 것... 고민하다가 내놓지 않기로 합니다. '시사(current affairs)'는 오랫동안 제 관심사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했지만, 시사가 남기는 것은 절망과 부끄러움 뿐입니다. 


요즘 일본과 한국에서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시사'를 떠나자는 결심을 북돋웁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노골적 무력국가화를 꾀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을 비롯한 무수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새누리당의 인기가 올라갔다고 합니다. 


절망적인 세상에서 위안을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책입니다. 오랜만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I>을 펼칩니다. 안정효 선배가 번역하신 책... 1980년대 코리아타임스에서 함께 일했던 안 선배... 지금은 어디서 안녕하신지... 아래에 몇 문장 옮겨둡니다.


작가 노트에서:


"인간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모든 인간은 십자가를 지고 그의 골고타를 오른다. 수많은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두 걸음 나아가다가 여로의 중간에서 숨을 몰아쉬며 쓰러지기 때문에 골고타의 정상에, 그러니까 의무의 정상에 이르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하여 다른 자들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한다. 십자가의 처형이 두려워 그들은 마음이 약해지고, 부활에로의 길이 십자가뿐임을 모른다. 다른 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