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별들의 키스, 그리고 이육사(2015년 7월 3일)

divicom 2015. 7. 3. 18:06

지난 1일 밤 11시쯤 목성과 금성이 한 점에서 만났다는데 그 장면을 놓쳤습니다. 해 진 후 서쪽 하늘에 두 별이 나타나면 가끔 보곤 했습니다. 왼쪽에 목성이 있고 오른쪽에 금성이 있는데, 실제로는 목성이 더 크지만 금성이 지구에 더 가까워 금성이 더 밝게 보인다고 합니다. 


늘 멀리 떨어진 채 눈빛을 교환하던 두 별이 어느새 그렇게 가까워져 입맞춤까지 하게 된 건지... 그렇지만 두 별이 정말로 만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지구에서 보기에 둘이 만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어쨌든 1일 밤에 놓친 두 별의 합(合), 오늘이라도 보아야겠습니다. 별은 사람에 비할 수 없이 크니, 그들의 키스 

또한 사람들의 입맞춤보다 길어 아직 진행 중일 것 같습니다.


별 생각을 하던 끝이라서일까요? 마침 7월이면 생각나는 시인 이육사의 시에서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라는 시를 만났습니다. 별을 보는 사람과 보지 않는 사람... 아무래도 좀 다르겠지요?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 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 볼 동방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 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야업(軍需夜業)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의 행상대(行商隊)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火田)에 돌을 줍는 백성들도 옥야천리(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는 풍양(豊穰)한 지구의 주재자(主宰者)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