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네팔 대지진과 정부 대응(2015년 4월 28일)

divicom 2015. 4. 28. 09:21

지난 25일 네팔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4천여 명이 사망하고 7천여 명이 부상했다고 합니다. 부상자 중에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거라고 하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외신들은 이번 대지진의 사망자가 8천명에서 1만 명에 달해, 1934년에 발생했던 네팔 역사상 최악의 지진 희생자 수에 육박할 거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17백 명이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만 명의 희생자... 이 많은 희생자 수를 읽으며 마음에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이 시대는 통계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가득한 비정한 시대입니다. 남의 생명을 앗아간 재난과 재앙이 자기에게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저 숫자와 통계로 보는 것이지요.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말자는 운동에 냉소를 보이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겠지요.


그러나 만 명의 희생자는 만 개의 인생, 만 개의 이루지 못한 꿈, 만 개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뜻합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고통과 두려움 속에 죽어갔을 그들을 위로해주시기 바랍니다.  

 

히말라야를 품고 있는 네팔,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네팔, 영성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거울이 되어주었던 네팔... 네팔의 재앙은 한 국가의 불행이 아니라 세계의 불행입니다. 히말라야 등반과 관광을 위해 네팔을 찾았던 외국인들이 서둘러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도 계속되는 여진이 두려움을 가중시키겠지요. 남들은 떠나가지만 네팔인들은 떠나지 못합니다. 앞으로 오랫동안 재앙의 터를 다시 삶의 터전으로 바꾸기 위해 힘겹게 노력할 겁니다. 이제부터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연합뉴스 기사를 보니, 미국에선 구조 전문가 70여명이 구조견과 구호품을 실은 군용기를 타고 네팔로 출발했고, 네팔의 이웃 인도도 수 톤의 식량과 담요 등을 실은 군용기 13대를 급파하는 등 이미 10여 개 국가가 구조대와 구호품을 보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는 지진 발생 다음날인 26일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1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며, ‘해외긴급구호대 파견 등 추가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제는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주재로 민·관 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개최하여, 네팔에 40여명 규모의 대한민국긴급구호대(KDRT: Korea Disaster Relief Team)’를 파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가 네팔 지진 발행 직후 ‘100만 불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을 때 참 부끄러웠습니다. 왜 우리는 늘 불행을 돈으로 위로하려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집이 불타고 있을 때 그 집을 위해 돈을 보낸다면 얼마나 이상한 일일까요세월호 유족들에게도 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가 큰 반발을 샀던 정부... 

지진이 발생한 직후 아비규환을 보며 돈으로 돕겠다는 생각을 하는 정부엔 돈이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재앙을 만난 나라에 아주 작은 도움을 제공하면서 인도적 지원운운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인도적 지원말고 그냥 지원하고, 생색내는 말은 어떤 말도 사용하지 말길 바랍니다! 쥐꼬리만한 도움을 주면서 생색내는 것, 참 천박한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