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싱가포르 초대 총리가 23일 새벽(현지시각) 9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총리실은 홈페이지를
통해 "리콴유 초대 총리가 싱가포르 종합병원에서 새벽 3시 18분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리 전 총리는 지난달 5일 폐렴으로 입원했다고 하며, 장례식 절차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1959년부터 삼십 년 간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통치했으며, 그의 맏아들인
리센룽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로 재직 중입니다.
오랫동안 우리와 동행했던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을 접하니 1984년인가, 싱가포르 정부 초청으로 그 나라를 방문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리가 잘 되고 깨끗했지만 그 깔끔한 외양 뒤에
오랜 독재가 '길들인' 국민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돌아온 후 당시 재직 중이던 코리아타임스에 싱가포르에 관한 기사를 썼는데, 그때 그 기사를 읽고 난 부장이 "나쁜 단어는 하나도 안 썼지만 안 좋다는 말이네, 허 허." 하던 게 생각납니다. 기사를 본 싱가포르 정부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다음 해부터는 우리 신문사 기자를 초청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훗날에야 듣고, 후배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부유하고 깨끗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 나라를 별로 존경하지 않습니다. 특히
그 나라와 이 나라를 묶는 단어 '세습'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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