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낙엽, 그리고 병(2014년 10월 5일)

divicom 2014. 10. 5. 09:41

무채색 아스팔트 위를 구르는 낙엽이 아름답습니다.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병과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고 Yves Montand의 "Les Feuilles Mortes(Dead Leaves: 죽은 잎들)', 바리톤 최현수 씨의 '옛 동산에 올라', 최양숙 씨의 노래 '가을 편지'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전체 선곡표는 tbs '즐거운 산책'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와, 우리나라에서 '고엽'으로 널리 알려진 Yves Montand의 노래 가사를  우리말로 번역해 옮겨둡니다. 1945년에 발표된 노래이니 이 노래가 태어난 지 70년이 되어갑니다. 미국에서는 'Autumn Leaves'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지금껏 불리지만 가사는 원곡과 다르고, 우리나라에서 불리는 '고엽'의 가사도 원곡과 다릅니다.


들여다보기’ --

  

한밤이나 새벽에 깨어 있는 곳이

편의점만은 아닙니다.

 

아픈 사람들이 모여 있는 종합병원에도

스물네 시간,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고통은 시계를 보지 않고 찾아오니까요.

 

생로병사라는 말도 있지만

병과 고통은 삶의 일부입니다.

늙은 사람이나 젊은이나 어린이나

누구나 가끔은 병이 나지요.

 

어린이는 아픔을 겪으며 성장하고

젊은이는 아픔을 통해 성숙하고

노인은 아플 때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깊은 밤, 이른 새벽,

불 켜진 병원을 보며 기도합니다.

견딜 만큼만 아프기를,

아픈 만큼 성숙해지기를,

오늘 아픈 사람은 내일은 부디 아프지 말기를!


*                                      *                                      *


죽은 잎들(Les Feuilles Mortes)


, 그대여 부디 기억해주오

우리가 친구였던 즐거운 날들

그때 인생은 오늘보다 더욱 아름다웠고

태양은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네.

낙엽을 한 삽 가득씩 담아 올리네.

그대여, 나는 잊지 않았다네...

낙엽을 한 삽 가득씩 담아 올리듯

기억과 회한을 담아 올리면

북풍은 그것들을 망각의 추운 밤 속으로 가져가네.

그대여, 나는 잊지 않았다네...

그대가 내게 불러주던 노래를.

 

이 노래는 우리와 같네,

그대는 나를 사랑하고 나는 그대를 사랑했네.

그리고 우린 함께 살았네

그대는 나를 사랑하고 나는 그대를 사랑하면서.

그러나 삶은 연인들을 가르네

천천히, 소리 없이,

그리고 바다는 모래밭에 남은

헤어진 연인들의 발자국을 지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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