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전행정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내용에 따르면 17명의 광역단체장 중 최고 자산가는 강운태 광주시장이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장 가난한 단체장이라고 합니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할 때, 강 시장의 재산은 전년보다 1억6111만 원 줄었으나 38억3155만 원이나 되었고, 홍준표 경남지사가 26억7008만 원, 염홍철 대전시장이 25억265만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억8607만 원’을 신고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일하게 빚이 있는 광역단체장으로 기록됐는데, 박 시장은 채무액 7억9403만 원과 함께 본인 소유의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논(3500여㎡) 4603만 원, 부인 명의의 2005년식 체어맨 자동차 818만 원, 본인·배우자·자녀의 예금 5381만 원 등을 공개했다고 합니다. 박 시장의 빚이 전 해보다 늘어난 이유는 부인의 사업 정리, 자녀 교육과 결혼 때문이라고 합니다.
관련 기사를 읽다가 잠깐 욱 했는데 그 이유는 안전행정부 윤리담당관이 어제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변동 신고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할 때 했다는 말 때문입니다. 그 담당관은 "박원순 시장이 이상하다. 빚이 있어도 기부 같은 것을 하셨다. 저 같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작년에도 꼼꼼히 봤지만 비리가 있다거나 이런 걸 찾지는 못했다”고 했다고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정현 부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빚이 있는 사람은 아예 기부행위를 하지 말라는 말인가. 꼼꼼히 봐서 이상이 없으면 그만이지 왜 비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가. 누가 봐도 야당 단체장에 대한 의도적 흠집내기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행위를 엄단하지 않는다면 박근혜정부의 공정한 선거관리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는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도 빚이 있지만 조금씩이나마 기부를 합니다. '빈자의 일등(貧者一燈)'이라는 말도 있고 '과부가 홀아비 사정을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때로는 '빚이 빛이 된다'는 것을 빚 없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3년 연속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했다는 박원순 시장 덕에 위로 받는 건 저 한 사람만이 아니겠지요.
서울시장을 하겠다고 나선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지난해보다 무려 1181억원 가량이 늘어난 2조 430억4301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부모덕에 태어나면서부터 빚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일년에 1181억원의 재산을 키운 사람이 빚진 시민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가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재분석한 것에 따르면, 서울시 가구당 평균 총자산(순자산+부채)은 4억5300만원이며 총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1%수준인 86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정몽준 의원도 기부를 하는지, 한다면 어디에 얼마나 하는지 문득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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