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FM95.1Mhz) '즐거운 산책'에서는 '이사'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동원 씨의 '내 사람이여' 바리톤 김승철 씨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등 아름다운 노래를 들었습니다. 봄바람이 거세니 공기 중의 먼지가 다 쫓겨 가고 하늘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바람은 차갑지만 불평할 수 없는 이유이지요. 다시 한 번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음을 느낍니다. 좋은 일에도 한 가지 나쁜 일은 따라오고 나쁜 일에도 좋은 점 한 가지는 있으니까요.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이사' 원고와 '그대 앞에 봄이 있다'의 노랫말을 옮겨 둡니다. 이 노래는 김종해 시인의 시에 이안삼 씨가 곡을 붙인 것입니다. 봄바람처럼 가슴 속을 파고드는 이 노래, 이동원 씨의 '내 사람이여'와 함께 꼭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사
봄이 오니 이사하는 집이 많습니다.
살던 집 가까이로 옮기는 사람들도 있고
아주 먼 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텃새와 철새가 다르듯, 사람들도 각기 다른 곳을 택해 살지만
첫 번째 이사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이사입니다.
엄마의 몸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는 이사이니까요.
세상에 나오고 나면 이사의 연속입니다.
변화가 느린 사회에서는 한 집에서 백년, 이백년을 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처럼 삶의 속도가 빠른 곳에선 한 집에서 십년 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사는 이별이고 만남입니다.
살던 집과 헤어져 새 집을 만나는 것...
익숙한 풍경, 익숙한 공기, 낯익은 사람들과 헤어져
낯선 동네,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지요.
시간이 흐르면 결국 익숙해지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는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우리 주변에 정신과를 찾는 사람이 많은 건 잦은 이사와 관계가 있을 겁니다.
이사를 앞두고 짐 싸느라 힘들거나 이사 직후 짐 푸느라 힘들 때는
마지막 이사를 생각해 보세요.
첫 번째 이사처럼 마지막 이사도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옵니다.
이곳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저 세상으로 가는 날,
그날이 오면 다시는 힘들게 이삿짐을 싸거나 풀지 않아도 되겠지요?
오늘 이사하시는 분들, 새 집에서 더욱 행복하시길 빕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바로 그대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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