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 사고는 예방이 가능했던 '인재(人災)'라는 게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리조트측이 일반 예약 고객들에게는 눈 때문에 숙박이 힘드니 취소하라고 하면서 단체로 오는 대학생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니 '학생은 봉인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9일부터 일주일간 경주지역에 폭설이 내리자 리조트 측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눈 때문에 통행이 힘들고 안전사고도 우려된다며 환불을 안내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학생들에게는 안전사고의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제설작업을 요구했을 때조차 이를 묵살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단체 손님이라 일반 손님보다 싼 사용료를 지불해서 그랬을까요? 학생들이 요청한 대로 제설이 되어 있었다면 사고 당시 구조대의 도착도 조금 빨라지고 그러면 학생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사고가 난 강당은 외벽과 지붕을 철골 구조로 만들고 주변을 샌드위치 패널로 덧댄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을 사용해 몇 달만에 지은 것이라 합니다. 건물 중간에 기둥이 없어 공간 활용도가 높지만 눈이 쌓일 때 바로바로 제거해주지 않으면 무너지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경주지역에는 일주일 동안 평균 50㎝가 넘는 눈이 쌓였으며, 무너진 지붕의 면적이 1천205㎡였으니 그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는 180톤 이상이었을 거라고 합니다.
경주지역 공장이나 식당건물 등 비슷한 건물들은 무너지지 않았는데 이 강당만 무너진 것은 리조트측이 지붕에
쌓인 눈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근 공장들은 밤을 새워가며 소방 호스로 눈을 녹였다는데 리조트측은 학생들의 제설 요구를 받고도 묵살했다니... 리조트측의 무책임과 게으름 때문에 10명이나 목숨을 잃었다니 이렇게 분하고 억울할 수가 없습니다.
건설현장 전문가들이 언론기관에 전화를 걸어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는 현장 사진을 보면 무너진 강당은 제대로 공사한 구조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H빔이 정품이 아니거나 H빔이 아닐 수도 있고 무너진 구조물의 재질도 철골이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이 모든 것은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진실이 드러나도 세상을 떠난 젊은이들을 되살릴 수는 없으니 참으로 애통합니다.
그나마 유족들과 코오롱그룹 관계자들이 보상에 합의했다니 불행 중 다행입니다. 사망 학생 아홉 명 중 여덟 명의 가족이 합의했고, 코오롱 측은 나머지 한 학생의 가족과도 보상 문제를 논의할 거라고 합니다. 아홉 명의 학생과 함께 숨진 이벤트업체 직원의 가족에게도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이미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다시 억울하게 하는 일이 없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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