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2009년 8월 21일) 올 들어 귀뚜라미 소리를 처음 들은 건 8월 17일 새벽입니다. 여름이 가는구나 가을이 오는구나, 진부한 깨달음인데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멀리 순환도로 위엔 여전히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차의 번호와 운전자는 달라도 풍경은 1년 전, 2년 전과 마찬가지였습니다. 1년.. 자유칼럼 2009.12.29
그늘의 발달 (2008년 10월 3일) 마침내 시월입니다. 10월은 열 번째 달에 불과하지만 ‘시월’은 ‘詩月,’ 곧 시 읽는 달입니다. 문태준의 “그늘의 발달”을 들고 아무데나 펼칩니다. 하필 “百年”입니다.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하는 첫 문장이 가슴 속에 바람.. 자유칼럼 2009.12.09
의심을 찬양함 (2007년 12월 21일) 원래는 맥주 얘기로 ‘삶의 창’을 열려고 했다. 남루한 골목을 떠돌다 답답해진 가슴이 맥주 한 캔에 위로받은 적이 있어, 바로 그 캔맥주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12월14일 <한겨레> 1면에 실린 새 필진 소개가 마음을 바꾸게 했다. 거기엔 내가 ‘시인’이.. 한겨레신문 칼럼(삶의 창)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