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6

숲으로 (2020년 12월 26일)

멀리 헝가리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친구에게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학기 내내 숨차게 공부했는데 요즘은 시험기간이라고 합니다. 그 친구의 한국인 학우 하나는 정신병원에 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감시 하에 공부만 하던 친구인데 지금은 어머니와 떨어져 헝가리에 있지만 자신의 방에서도 어머니가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심하게 받아 정상적 수면과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끝없는 사랑'의 대명사인 어머니조차 자녀의 영혼에 상처를 줄 수 있음을 다시 생각합니다. 관계는 참 어려운 것입니다.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유지하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란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가능하니까요. 헝가리의 상처받은 의대생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나의 이야기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