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팝핀현준과 박애리 (2013년 1월 27일)

divicom 2013. 1. 27. 08:03

텔레비전은 '바보 상자'이지만 이 상자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때로는 이 '바보 상자' 덕에 웃고 때로는 아주 큰 감동을 받기도 하니까요. 어젯밤 KBS2가 방영한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를 보다가 참으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로 팝핀현준과 박애리 씨 부부 덕입니다.


어제의 '전설'은 고 김정호 씨(1952-1985)였습니다. 한국인의 '한'을 누구보다 잘 표현했던 분입니다. 오랜만에 이분의 노래를 들으며 죽음을 뛰어넘는 노래의 힘, 음악의 힘을 생각하다가 팝핀현준과 박애리 씨 부부를 보았습니다. 


팝핀은 1970년대 말 미국에서 시작된 춤으로 힙합 등과 함께 스트릿댄스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팝핀은 목, 다리, 팔 등의 근육에 힘을 주면서 '팝(pop)'이라는 테크닉을 사용하는데, 바로 여기서 팝핀(Poppin' 또는 Popping)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 같습니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팝핀을 보면 예술이라는 느낌보다 테크닉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젯밤 팝핀현준 씨의 공연을 보니 팝핀은 예술이고 사람의 몸은 예술의 도구였습니다. 그의 아내 박애리 씨의 노래는 김정호 씨가 표현했던 '한'을 참으로 아름답게 살려냈습니다.   


이 예술가 부부가 저와 동행이라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첨단적 춤을 추는 춤꾼과 한복을 입은 전통적 소리꾼, 팝핀현준과 박애리 씨가 부르고 춤 춘 '날이 갈수록'이라는 노래의 제목처럼, 두 사람이 '날이 갈수록' 행복하기를, 그들의 예술적 결합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깊은 감동을 가져다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