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황무지' (2012년 4월 7일)

divicom 2012. 4. 7. 12:30

4월 7일 (토요일)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T. S. Eliot의 ‘황무지 (The Waste Land)’ 첫 부분을 소개했습니다. 엘리엇은 1888년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1914년 25세 때 영국으로 이주, 1927년 영국 시민이 되었고 1948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황무지’는 1922년에 발표한 긴 시로, 434행이 다섯 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엘리엇 자신은 행을 잘못 세어 433행이라고 했다고 하니, 그도 저처럼 숫자에 어두웠나 봅니다. 유명한 구절, ‘사월은 잔인한 달’은 첫 장 ‘죽은 자의 매장: The Burial of the Dead'의 첫 구절이니 시 전체의 첫 구절이기도 합니다. 


시의 앞 부분을 번역문과 원문 함께 올려둡니다. 물론 방송에서는 우리말로 번역된 부부만 읽었습니다. ‘슈타른베르거 호수’는 뮌헨에서 남서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있는 호수로 독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담수호라고 합니다. 마침 저희 집 라일락에 보라색 꽃이 피어 온 집안에 향기가 퍼집니다. 저 라일락이 저 꽃을 피울 때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엘리엇의 마음이 쉽게 이해됩니다.



황무지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를 내려 잠자는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잇게 했다.

여름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소나기를 뿌리며 슈타른베르거 호수를 넘어왔다...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Summer surprised us, coming over the Starnbergersee

With a shower of ra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