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박원순펀드 가입 (2011년 9월 27일)

divicom 2011. 9. 28. 08:39

어머니가 아시면 야단치실 일을 또 한 번 저질렀습니다. 돈을 빌려 박원순펀드에 가입한 것입니다. 지금 제 형편에는 매우 큰돈 100만원을 빌려 가입했습니다. 오늘처럼 돈 많은 사람이 부러운 적이 없었습니다. 돈이 많으면 천만 원, 아니 일억 원쯤 가입하고 싶었습니다. 3점 몇 퍼센트라는 이율 때문이 아닙니다. 평생 간신히 제 앞가림이나 하고 살아온 제가 평생 남을 위해 일해 온 사람에게 보이는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게다가 이자까지 해서 돌려받는 돈이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1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으나 조금 욕심을 부렸습니다.

 

오늘도 인터넷 세상에는 원순씨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처럼 간신히 제 앞가림이나 하고 제 가족만 챙기며 살아 온 사람들이, 제 가족은 팽개쳐두고 사회를 개선하고자 불철주야 애써 온 사람에게 말질을 해댑니다. 어리고 어리석은 소치이니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자신과 자기 가족의 평안을 잊고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 온 사람, 그가 나선 어렵고 어려운 길을 생각하니 고정희의 시 '프라하의 봄7'이 생각납니다. 전체를 옮기기엔 좀 길어 많이 덜어내고 옮겨둡니다. 시집 <다시 핀 꽃에게>에서 인용합니다. 참, 본문에는 '있읍니다'로 되어 있으나 요즘 맞춤법에 맞게 '있습니다'로 바꿨습니다.

 

 

프라하의 봄·7

 

보시지요

그 사람은 가고 있습니다

...

저 自由의 城을 향해

우리의 그 사람은 가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절벽에 서 있던 사람,

권력의 棺 속으로 들어갈 뻔했던 사람,

...

우리의 그 사람이 가고 있습니다

무섭고 외로운 城

우리가 결코 도달해 보지 못한  城,

그러나 단 한번도 포기해 보지 않은 땅을 향하여

그 사람은 가고 있습니다.

...

잠든 가슴에 불을 지르며

눈과 눈으로 통하는 길을 내며

소리와 소리를 이어주며

뒤돌아보지 않고

그 사람은 가고 있습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