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제헌절과 어머니 (2011년 7월 17일)

divicom 2011. 7. 17. 08:23

오늘은 나라의 뼈대가 만들어진 제헌절입니다. 1948년 7월 17일 헌법이 공포되었으니 63년이 되었습니다. 헌법이 태어나던 때와 지금의 한국은 다른 나라라 해도 좋을 만큼 달라졌습니다. 헌법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지만 앞으로도 계속 변화를 겪을 겁니다. 법은 사회의 반영, 사회가 변하니 법도 변하는 것이겠지요.

 

저의 뼈대를 만든 건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준 뼈와 살과 피로 제가 이 세상 사람이 된 것도 여러 십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눈에 저는 여전히 허점투성이 아이입니다. 어머니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때로는 어머니를 만나는 게 두렵습니다. 어머니가 쉽게 던지는 한마디에 어려서부터 받은 상처가 살아나니까요. 아픔 속에서 다시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나 봅니다. 사랑은 이해할 수 있음이 아니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 애쓰는 것이니까요.

 

오래전 저도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할 때 제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무엇보다 따스한 어머니가 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이가 세상의 찬 바람에 꽁꽁 얼어 돌아올 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어머니가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되고 싶던 어머니가 되었는지 그러지 못했는지는 제 아이만이 알 것입니다. 아이도 이젠 서른이 넘었습니다. 아이는 생물학적으론 제 아이이지만 사회적으론 이미 어른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아이가 아이가 아님을 받아들이는 것이겠지요. 세상에 아무도 내 편은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아이가 찾는 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진화해야겠습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헌법 같은 그런 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