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타벅스 커피 (2011년 1월 18일)

divicom 2011. 1. 18. 16:32

저는 커피를 매우 좋아합니다. 몸이 웬만하면 하루에 세 잔 가량의 커피를 마십니다. 그러나 스타벅스엔 가지 않습니다. 첫째 이유는 그곳의 커피가 잘 알려진 이름만큼 맛있지 않다는 것, 둘째는 그곳에서 너무 많은 1회용 컵을 사용한다는 것, 셋째는 그곳의 화장실이 대개 매우 좁거나 깨끗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석구 대표이사가 이만의 환경부 장관, 시민단체 대표 등과 함께 스타벅스를 ‘1회용 컵 없는 매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25일부터 50개 점포를 우선 전환하고 연내에 330개

전 매장으로 확대한다고 합니다. 매장 밖으로 음료를 가져갈 경우엔 지금처럼 1회용 컵을 제공하지만, 매장 안에서는 머그컵 등을 사용하고 개인 컵을 가져와 사용하는 손님에겐 가격을 300원 할인해준다고 합니다.

 

현재 스타벅스 전국 매장에서 사용하는 1회용 컵은 일 년에 약 4천백만 개로, 이 중 매장 안에서 사용되는 컵이 1천6백만 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를 한 줄로 놓으면 서울과 부산을 2회 왕복할 수 있는 양으로, 매장 안에서 1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연간 2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가 1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제가 스타벅스를 가지 않는 이유 한 가지가 줄어듭니다. 다른 두 가지 이유도 조만간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가까운 곳의 스타벅스를 지나쳐 먼 곳의 카페를 찾아가는 수고를 덜 수 있을 테니까요. 또 스타벅스의 노력이 다른 카페들에게도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친구와 카페에 갔다가 1회용 컵만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그냥 나오려 하면 “얘, 그냥 마시자, 커피 한 잔 마시는데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니?”하고 힐난합니다. 그러나 저는 별로 까다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지구를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 1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지요. 모든 카페들이 반영구적 컵을 사용하여 제가 까다로운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