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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아, 대답해! (2025년 7월 7일)

divicom 2025. 7. 7. 10:41

흐린 하늘 아래를 걷다가 7월에게 묻습니다.

이글이글 살을 태우는 태양은 어디로 갔지?

7월이 대답합니다. 태양은 저기 구름 뒤에서

졸고 있어!

 

가게들이 사라집니다. 제가 이 동네로 오기

전부터 있던 가게들, 두어 해 전 새로 문을

열고 '부자 되세요!'가 적힌 리본 두른 화분들을

문 앞에 세워 두었던 가게들...

 

가게들도 사람처럼 나이에  상관 없이 '폐업'하고,

가게와 사람이 사라진 시공간에 새로운 가게와

사람이 나타납니다. 나타남과 사라짐이 순환을

이루는 것, 그것이 자연이지요.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1886)의 '7월아 대답해'를 보니 디킨슨도

그 순환과 자연, 그리고 그 자연스러운 순환 속

'지금, 여기'의 중요성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래 시의 마지막 문장에 나오는 'Year'를

'일 년' 대신 '시간'으로 번역해도 되겠지요.

그 문장의 'Here'는 '지금, 여기'를 강조하는 것일 겁니다.

  

디킨슨은 시의 리듬과 분위기를 위해 대시( )를

많이 썼습니다. 그녀는 많은 시를 남겼으나 시에 

제목을 달지 않아, 후세 사람들이 첫 문장을 제목으로 

쓰거나 시에 번호를 붙여 구분했습니다. 

 

 

7월아 대답해

386

 

7월아 대답해  

벌은 어디로 갔지

홍조는 어디로 갔지

건초는 어디로 갔지

 

아, 7월이 답했어 

씨앗은 어디 있지

꽃봉오린 어디 있지

5월은 어디 있지

그대 답하라 — 내게

 

아니야 5월이 답했어

눈을 보여줘

종들을 보여줘

어치를 보여줘!

 

어치가 투덜댔어

옥수수는 어디 있을까

연무는 어디 있을까

꺼끌 씨앗은 어디 있을까?

여기에  — 일 년이 말했어

Answer July

 
386

Answer July —
Where is the Bee —
Where is the Blush —
Where is the Hay?

Ah, said July —
Where is the Seed —
Where is the Bud —
Where is the May —
Answer Thee — Me —

Nay — said the May —
Show me the Snow —
Show me the Bells —
Show me the Jay!

Quibbled the Jay —
Where be the Maize —
Where be the Haze —
Where be the Bur?
Here — said the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