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좋음, 매우 좋음 (2025년 3월 25일)

divicom 2025. 3. 25. 11:29

하늘이 뿌옇기에 미세먼지 정보를 보니

미세먼지 '나쁨',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입니다.

또 하루 숨 쉬기 힘든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하필 먼 곳의 친구가 오는 날 공기가 나쁘니

먼지 속을 헤쳐 올 친구에게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공기가 나쁘니 오늘 오지 마시고,

공기 좀 나아지면 볼까요?' 하는 전화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친구를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쁜 공기를 핑계로 어영부영하고 싶지만

어제 꽃과 나무들을 보았으니 그럴 수 없습니다.

어제도 공기가 나빴지만 나무마다 새 잎들이

어린이의 눈동자처럼 반짝이고, 개나리엔 이미

노란 안개가 어리어 있었습니다.

 

나쁜 공기는 나쁜 사람들처럼 세상을 시끄럽고

탁하게 하지만, 꽃과 나무는 신경 쓰지 않고 

제 할 일을 합니다. 저도 그래야겠습니다.

 

친구를 만나 우정에 감사하고, 밥 짓고 시 읽고

즐거운 하루를 살아야겠습니다. '나쁨' '매우 나쁨'의

하루를 '좋음' '매우 좋음'의 하루로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