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안정적인 삶'은 환상이다 (2010년 9월 28일)

divicom 2010. 9. 28. 09:24

"전에 했던 일이나 경험들의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다음 일에 활용하면서 인생을 사는 것이 '효율적인 삶'이라고 본다면 제 인생은 완벽한 실패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제가 경영대나 공대를 갔으면 지금보다 성공했을 게 아니냐고 얘기하지만, 오히려 의대를 나왔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의대에서 쌓았던 지식들은 사라졌지만 그 시기에 열심히 살았던 삶의 태도가 제 몸 속에 스며들고 핏 속을 흘러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안정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안정을 찾아 의사, 변호사, 또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는 그 '안정'이라는 게 환상인 것 같습니다. 의사도 20%는 망하고, 공무원도 감축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삶, 인생, 생명이라는 것 자체가 안정의 반대말이 아닐까요? 생물학적으로 안정은 죽음 다음에 찾아옵니다.

 

결국 안정적인 삶이란 환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인생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개척해야 자기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습니다. 안정보다는 스스로에게 더 의미있고, 재미와 보람을 주는 일을 찾아 도전하는 이화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화대학교 뉴스레터에 실린 안철수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의 글 전문.

 

저는 안철수 씨를 존경합니다. 그의 강연을 직접 들은 적도 있고 그의 사인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가 저와 동시대인이라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합니다. 위의 글에서는 "생물학적으로 안정은 죽음 다음에 찾아옵니다"라는 구절이 제일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는 아직 살아 있으니 '안정'보다는 '전투'를 택하겠습니다. 웬 '전투'냐고요? 저를 개선하기 위해, 세상이 어떻든 바르게 살기 위해 전력하겠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