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점심: 마음에 점 하나 (2023년 6월 14일)

divicom 2023. 6. 14. 17:46

오늘 아침엔 경향신문이 오지 않았습니다.

사고 많은 세상... 매일 오던 신문이 오지 않으니

걱정이 됩니다.

 

집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이 너무 적으니

배달하는 사람도 신이 나지 않고 그러다 무심코

빼먹은 걸까? 오히려 그랬으면 다행일 텐데...

 

신문의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고

너무 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칼럼 두엇이 있어 보고 있습니다.

엄민용 기자의 '우리말 산책'도 그중 하나입니다. 

글을 읽다 보니 지미 스트레인의 'Lunch Box'가

떠오릅니다. 정말이지 점심은 마음의 점!

https://youtu.be/c75XSDPjtdM

 

우리말 산책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점심’

우리가 하루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또 끼니나 때를 가리키는 ‘아침’과 ‘저녁’은 순우리말이지만,

한자말 ‘점심(點心)’을 대신할 순우리말이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점심’은 우리 문화에서 비롯된 말도 아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끼니는 보통 아침과 저녁 두 끼를 의미했다.

정조 때의 학자 이덕무가 지은 <앙엽기>에도 “조선 백성은

조석 2식으로, 한 끼 5홉씩 하루 한 되를 먹는다”라는 기록이 있다.

물론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이를

‘새참’이나 ‘샛요기’라고 한다.

 

서양도 우리와 비슷했다. 근대 이전까지 사람들은 대부분 한낮에

식사를 했고,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를 ‘디너(Dinner)’라고 불렀다.

지금 우리가 점심의 의미로 쓰는 ‘런치(Lunch)’는 하루 중 아무 때나

먹는 간식을 뜻했다. 서양에서는 “하루 중에 먹는 가장 주된 식사”인

‘디너’를 기본으로 하고, 수시로 간단히 요기를 하며 일상을 보낸 것이다.

 

그러다가 19세기 산업화를 거치면서 노동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 하루 세 끼를 표준으로 삼게 됐다. 삼시 세끼는

현대 산업사회가 만들어 낸 새로운 습관이자 문화다.

 

‘점심’이란 한자말이 생겨난 유래로는 여러 가지가 전한다. 그중

하나가 중국 남송시대 때 ‘한세충’이라는 장군과 관련된 얘기다.

당시 송나라는 금나라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전투를 앞두고

한 장군의 부인 ‘양홍옥’이 군사들을 위해 직접 만두를 빚었다.

 

하지만 넉넉하게 나눠 줄 형편이 못 돼 부인은 군사들의 손에

만두를 쥐여주면서 “양이 많지 않으니 마음(心)에 점(點)이나

찍으세요”라는 말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부인의 위로와 격려에

사기가 오른 송나라 군대는 자신들보다 10배나 많은 금나라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결국 ‘점심’은 진솔한 마음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이를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