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Fields Medal)'에 관한 글을
올리는 건 두 번째입니다. 2017년 7월 최초의 여성 수상자인 이란의
마리암 미르자하니의 요절을 애도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미르자하니의 나이 겨우 마흔이었습니다. 필즈상은 마흔 살 아래의
수학자만 받을 수 있는 상으로, 미르자하니는 2014년에 받았습니다.
이번 글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수포자의 나라'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미국에서 공부해 마침내 필즈상 수상자가 된 허준이 (June Huh) 프린스턴대 교수에
관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가졌지만 부모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다녔으니 한국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그의 국적이 미국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국적이 한국이었으면
군대에서 2년 이상을 보내야 했을 테고 그랬으면 필즈상은 탈 수 없었을 테니까요.
아래 기사에도 나오지만 허 교수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어쩌면 '수학적 상상력'을 비롯한 상상력을 허용하지 않는
우리 고등학교의 풍토 때문이었는지 모릅니다.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이 우리
교육현장을 개혁하는 촉매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허 교수 기사를 읽다 보니 제 아이에게 미안합니다. 제 아이도 허 교수의 어머니 같은
엄마를 만났으면 지금처럼 고생하지 않고, 필즈상까진 아니어도 사회적 인정은
받았을 것 같아서입니다. 대학 졸업 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허 교수의 어머니는
저와 같은 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는데 우리 동기들 중 그가 수석 입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허 교수, 축하합니다! 미르자하니가 남기고 간 시간까지 오래오래 살며 다른 사람들도
허 교수처럼 수학을 통해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하도록 도와주길 바랍니다.
인영아, 축하해! 아들 덕에 소식을 들으니 고맙고 반가워.
부디 건강하길, 앞으로 더 많은 기쁨 추수하길!
수학 신동 아니었던 허준이 교수, 필즈상은 어떻게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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