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이준석 현상 (2021년 6월 25일)

divicom 2021. 6. 25. 15:08

6.25전쟁 발발 71주년... 이 나라의 지난날을 생각합니다. 

휴전이래 지금처럼 나라가 부유했던 적은 없습니다.

경제력으로는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는데

생각의 수준,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걸맞은 수준일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 정당 역사상 최연소 대표가 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어떤 목사는 그에게서 '젖비린내'가 난다고

했다는데 이 대표의 나이를 문제삼는 사람들은 대개 꼰대들입니다.  

 

이 대표에 대해 쓰여진 무수한 글들 중에서

아래의 글을 고른 이유는 무엇보다 필자가 사안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때문인데, 또 한 가지 반가운 건 존댓말 문체입니다.

저도 전에 한국일보와 한겨레신문에 칼럼을 연재할 때

존댓말을 썼습니다.

 

세상읽기

이준석에게 ‘딱지’ 붙이는 정치가 위험한 이유

남태현|미국 솔즈베리대 정치학 교수

 

이준석 바람에 트럼프, 극우, 포퓰리스트 등의 딱지 붙이기에 분주합니다. 용혜인 의원과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 등은 이준석 대표를 여성 혐오 정치인으로 몰아 트럼프에 빗댔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준석 열풍이 극우 포퓰리즘으로 흐를까 우려한다고 했죠. 우려스러운 주장입니다.

남태현|미국 솔즈베리대 정치학 교수

우선 이런 딱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대표적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입니다. 기존의 가치, 즉 백인 위주의 사회를 지키려 했기에 우파이고, 이를 위해 이민자, 비백인계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조장했기에 극우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엘리트 위주의 대의 민주체제 그 자체를 공격했죠. 관료와 전문가의 지식, 경험도 무시했습니다. 대신 대중 인기에만 영합하며 포퓰리스트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특정 집단을 비난하고 이들을 향한 극단적 혐오, 행동을 부추기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그의 반페미니즘은 말 그대로 한 사상에 대한 반대이지 그

사상이 옹호하는 대상, 즉 여성에의 혐오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의 경력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시작으로 쭉 보수정당에서 성장, 이제 대표까지 됐습니다. 제도권 정치인입니다. 한마디로 극우 포퓰리스트가 아닌 셈이죠.

 

이런 딱지는 위험합니다. 트럼프와 같은 괴물이 성장한 배경에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이 한몫했죠. 옳은 말만 해야 하는 정치문화가 굳어지면서 침묵이 강요됐습니다. 공정과 평등의 가치에 의문만 제기해도 차별주의자라는 낙인이 날아왔습니다. 그러자 중도우파의 입지가 좁아졌죠. 하지만 사회적 진보에 대한 불만은 여전했습니다. 침묵 밑에서 오히려 더 쌓였습니다. 트럼프는 이 불만의 대변인 역할에 충실했고

극우뿐 아니라 중도우파의 지지마저 끌어냈죠.

 

한국의 비슷한 예로 전광훈 목사가 있습니다. 박정희 시절의 가치 고수를 위해 극단적 발언을 이어갑니다. 그의 지지자들은 폭력과 위협도 서슴지 않죠. 대중 집회를 이용,

기존 정치 세력을 싸잡아 비난합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도 헐뜯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지난 15일 이준석 대표를 “아직도 젖비린내” 난다며 조롱하며 국민의힘도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죠. 과장된 색깔론은 정작 전광훈과

같은 극우 포퓰리스트가 성장할 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딱지는 초라합니다. 이준석 대표는 보수진영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광주의 아픔에 공감해 왔고 당대표 첫날 광주를 찾았죠.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도 인정했습니다. 나아가 우파, 특히 극우의 주요 요구인 박근혜 사면론도 꺼내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달라지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여권은 준비가 안 된 채 허둥대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응을 모색하는 대신 글씨체, 따릉이 출근 등 꼬투리만 잡아댔죠.

 

19대 총선에서 이명박 심판론에 위기를 느낀 한나라당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고, 당명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김종인을 영입해 ‘경제민주화’ 슬로건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도 이때 영입됐고, 이자스민의 귀화인 첫 의회 진출도 새누리당이 이뤘습니다. 결국 예상을 뒤엎고 과반을 얻었죠. 이런 보수당의 저력을 보고 배운 이가 바로 이준석 대표입니다.

 

진보 세력, 특히 민주당은 이런 딱지치기를 그만하기 바랍니다. 대신 당장 눈앞의 과제에 전념하면 어떨까요. 남북관계는 아직 답보 상태이고 부동산 대책도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의회 과반 의석과 청와대를 갖고도 사회를 이끌지 못하는데 유권자가 표를 줄

이유가 없겠죠. 경선 시기 다툼에 바쁜, 참 한가한 대선 주자들의 각성도 부탁드립니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6250300005#csidx438db9dcc28038a88032091176341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