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우리는 위대한 동행 유상철 선수를 잃었습니다.
그가 위대한 것은 뛰어난 축구 선수이고 감독이어서만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의 눈만 가지고도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암에 시달리면서도 투지를 잃지 않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 하여금 축구 경기 생중계를 보게 했던
유상철 선수... 당신은 참으로 위대한 인간, 멋있는 남자였습니다.
삼가 명복을 비오며 시 한 편 올립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4077758
나무에 대하여
때로 나무들도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나무의 몸통뿐만 아니라 가지도 잎새도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것이다 무슨 부끄러운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제 뿌리가 엉켜 있는 곳이 얼마나 어두운지 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몸통과 가지와 잎새를 고스란히 제 뿌리 밑에
묻어 두고, 언젠가 두고 온 하늘 아래 다시 서 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이성복 시집 <래여애반다라>,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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