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의 감사기도 (2020년 8월 22일)

divicom 2020. 8. 22. 07:27

또 하루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시간

한 뼘 더 깊어지기 위한 시간

한 사람 더 사랑할 시간이오니

 

매미울음 속에 아침을 맞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매미들과 저는 한 가족

여름이 끝난 후에도 새 여름이 온 후에도

그들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도 들리지 않을 때도

 

서울은 비로 식혀주시고 홍수가 쓸고 간 남녘엔

쨍쨍한 날 주시니 감사합니다.

햇살 속 익어가는 것들이 농부의 낙담을 덜게 하시고

건질 것 없는 논밭에 무릎 꿇은 이들에겐

다시 일어설 힘을 주소서.

 

어제보다 덜 아프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견딜 수 있는 만큼만 아프게 하시고

아픈 만큼 성숙하게 하시어 아픔의 시간이

낭비의 시간이 되지 않게 해 주소서.

 

믿음과 기도를 내세워 소란 피우는 자들 있사오나

그들 덕에 오히려 돌이켜보며 침묵하는 이들 많으니

감사합니다. 소음은 먼지처럼 사라지고 침묵에선

하얀 연꽃이 피어나겠지요.

 

어제도 오늘도 우주는 균형 속에 아름답고

인간의 세계 또한 그와 같으니

오늘도 어제처럼 감사합니다.